사주를 처음 보는 분이 가장 자주 헷갈리는 게 「왜 내 양력 생일을 그대로 쓰지 않는가」입니다. 이를 이해하려면 사주가 기반으로 삼는 만세력(萬歲曆)의 의미부터 알아야 합니다.
만세력은 어떤 달력인가
만세력은 한자 그대로 「만 년의 달력」, 즉 천문 데이터를 모아둔 장기 천문 달력입니다. 일반적인 양력 달력과 달리 만세력은 다음을 포함합니다.
- 매년 입춘·경칩·청명 등 24절기의 정확한 진입 시각
- 매월 60갑자 글자(년주·월주)
- 매일의 60갑자 일자(일주)
- 음력·윤달 정보
- 매일의 일출·일몰·태양 위치
사주는 이 만세력을 보고 「당신이 태어난 그 시점의 천문 정보」를 한자 8글자로 변환하는 작업입니다. 즉 사주는 천문학에 뿌리를 둔 시스템이지, 특정 종교나 미신이 아닙니다.
왜 절기 기준인가 — 입춘이 한 해의 시작
사주에서 한 해의 시작은 양력 1월 1일도, 음력 1월 1일도 아닌 입춘(立春)입니다. 입춘은 매년 양력 2월 4일경에 들어오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입니다.
예를 들어 1990년 2월 1일에 태어난 분의 사주 년주는 1990년이 아니라 그 전 해인 1989년의 글자(己巳년)가 됩니다. 입춘 전이기 때문입니다. 같은 1990년 2월 5일에 태어난 분이라야 1990년의 글자(庚午년)가 됩니다.
월주는 12절기로 구분
매달의 월주(月柱)도 양력 1일이 아닌 절기 진입일에 바뀝니다. 사주에서 한 달은 「절(節)」로 시작합니다.
| 월 | 절기 | 대략 날짜 |
|---|---|---|
| 1월(인월) | 입춘 | 2/4 경 |
| 2월(묘월) | 경칩 | 3/6 경 |
| 3월(진월) | 청명 | 4/5 경 |
| 4월(사월) | 입하 | 5/5 경 |
| 5월(오월) | 망종 | 6/6 경 |
| 6월(미월) | 소서 | 7/7 경 |
| 7월(신월) | 입추 | 8/8 경 |
| 8월(유월) | 백로 | 9/8 경 |
| 9월(술월) | 한로 | 10/8 경 |
| 10월(해월) | 입동 | 11/7 경 |
| 11월(자월) | 대설 | 12/7 경 |
| 12월(축월) | 소한 | 1/6 경 |
그래서 양력 3월 5일에 태어난 분은 인월(寅月), 3월 7일에 태어난 분은 묘월(卯月)이 되어 월주의 글자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
진태양시(眞太陽時) 보정의 의미
사주의 시주(時柱)는 본인이 태어난 시각의 12지지(시진)로 산출합니다.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실제 그 위치의 태양 시간을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.
한국 표준시(KST)는 동경 135도(일본 도쿄·아카시)를 기준으로 합니다. 하지만 서울은 동경 약 127도, 부산은 약 129도에 있습니다. 즉 한국에서 시계가 12시를 가리킬 때, 실제 서울의 태양은 아직 정오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.
- 서울(127°E) — KST 대비 약 32분 늦음
- 부산(129°E) — 약 24분 늦음
- 제주(126.5°E) — 약 34분 늦음
그래서 시계상 12:30에 태어난 서울 거주자는 사실 진태양시로 약 11:58이고, 시주의 시진이 「오시(午時, 11:30~13:30)」인지 「사시(巳時, 9:30~11:30)」인지가 보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
천지인 사주는 어떻게 처리하는가
천지인 사주는 입력하신 출생지(시·도 단위)를 기준으로 진태양시 보정을 자동 적용합니다. 또한 절기 진입 시각은 천문학적 계산(태양 황경 기반)으로 직접 산출하므로, 입춘·경칩 등 모든 절기에서 분 단위까지 정확합니다.
해외 출생자도 도쿄·뉴욕·런던 등 주요 도시는 그대로 보정 적용됩니다. 단, 「기타 해외」를 선택하면 보정 없이 KST 기준으로만 계산되니 정확한 시주를 보려면 도시를 직접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.
음력 입력은 윤달까지
한국에서 60대 이상은 음력 생일로 기억하시는 분이 많습니다. 사주를 뽑을 때는 결국 양력으로 환산해야 하므로 음력 → 양력 변환이 필요한데, 윤달이 있는 해는 평달과 윤달의 사주가 한 달씩 차이 납니다. 본인 생일이 음력인데 윤달인지 평달인지 모르신다면 가족·호적으로 확인하셔야 정확합니다.
「궁통보감(窮通寶鑑)」 — 寒暖燥濕 各有其時 (춥고 따뜻하고 마르고 습한 것이 모두 때가 있다)
만세력의 의미는 결국 「본인이 태어난 그 시점에 자연이 어떤 결로 흐르고 있었는가」를 정확히 포착하는 일입니다. 그 결이 본인 사주의 출발점이 되므로, 사주를 보실 때는 정확한 만세력을 쓰는 곳을 선택하셔야 합니다.